사회적가치연구원

[세계경제포럼 기업사례] 소농의 '금융 절벽'을 허무는 인센티브의 마법: Aceli Africa

2026.05.15

*본 콘텐츠는 SOVAC Together 콘텐츠 파트너 사회적가치연구원(CSES)의 콘텐츠를 담고 있습니다. 


기업 성장의 엔진이 되는 '성과기반금융'

"규제가 단순한 비용이 아닌 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는 혁신 금융의 시대가 열렸습니다."

본 연재는 세계경제포럼(WEF)의 최신 보고서를 바탕으로, 단순한 법적 준수를 넘어 사회적 가치를 기업의 핵심 자산으로 내재화한 글로벌 혁신 사례를 집중 조명합니다.

재무적 수익과 사회적 임팩트를 동시에 달성하는 지속가능한 비즈니스의 실질적인 인사이트를 만나보세요.



농부에게 돈을 빌려 주면 손해라고?

소농의 '금융 절벽'을 허무는 인센티브의 마법: 아셀리 아프리카(Aceli Africa)


1. 식량 공급망의 역설: 가장 중요한 이들이 철저히 소외받다

우리가 매일 소비하는 커피, 초콜릿, 과일의 상당수는 아프리카와 같은 개발도상국의 소규모 농가에서 시작됩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이들은 글로벌 농업 공급망에서 가장 취약한 위치에 놓여 있죠. 기후 변화와 가격 변동이라는 거대한 리스크를 맨몸으로 견뎌야 하지만 정작 농사를 짓고 규모를 키우는 데 필수적인 '자금'을 구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이기 때문입니다.


전통적인 은행들은 농업을 고위험 업종으로 분류하여 아프리카의 농업 중소기업(Agri-SME)에 대출해 주는 것을 철저히 꺼려왔고, 이러한 소농들의 '금융 절벽'은 결국 글로벌 공급망 전체의 불안정성으로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2. 자금 조달의 딜레마: 은행은 왜 농부에게 등을 돌리는가?

금융 기관의 입장에서 아프리카 농업 분야를 기피하는 이유는 너무나 명확하고 현실적이었습니다.


  • 통제 불가능한 리스크: 가뭄이나 병충해 등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환경 요인이 너무 많습니다.
  • 높은 운영 비용: 소액 대출을 여러 소규모 농가에 일일이 실행하고 관리하는 데 드는 행정 비용이, 대출로 얻는 이자 수익보다 훨씬 큽니다.
  • 담보 부족: 농부들은 은행이 요구하는 표준적인 담보(부동산 등)를 갖추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결과적으로 은행의 전체 대출 포트폴리오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낮았고, 이는 아프리카 농업 생산성 향상을 막는 결정적인 장애물이었습니다.



3. 혁신모델: 아셀리 아프리카의 '성과 기반 시장 인센티브' 

- 리스크를 인센티브로 보전하여 농가 성장을 지원하다

아셀리 아프리카(Aceli Africa)는 2030년까지 농업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소기업에게 15억 달러의 자금 지원을 목표로 2018년에 설립된 비영리 기관입니다. 케냐, 우간다, 탄자니아 등 동아프리카 국가의 농업 자금 조달 장벽을 해소하기 위해, 단순히 농부들에게 원조금을 나누어주는 대신 민간 은행이 농업 분야에 스스로 지갑을 열도록 임팩트와 연계한 혁신적인 '성과 기반 금융(OBF)' 모델을 도입했습니다.


  • 포트폴리오 최초 손실 보장(Portfolio first-loss cover): 고위험군인 중소 농업기업에게 대출해 준 돈을 받지 못할까 두려워하는 은행을 위해, 대출금이 회수되지 않을 경우 아셀리가 손실의 일정 부분을 먼저 부담하여 은행의 리스크를 대폭 줄여줍니다. 1만 달러에서 175만 달러 사이의 대출 금액 중 2~9%(평균 5%)의 최초 손실 보장을 받게 됩니다. 특히, 처음 대출을 받는 기업 등 고위험군이지만 사회적 영향력이 큰 부문에 대한 대출일수록 더 높은 보장률을 제공합니다.


  • 대출 실행 인센티브(Origination incentives): 수익이 나지 않아 소액 대출(1만 달러~50만 달러)을 기피하는 은행을 위해, 대출 건당 인센티브를 현금으로 지급하여 은행의 높은 행정 비용을 확실하게 보전해 줍니다.


  • 사회적 영향 보너스(Impact Bonuses): 여성, 청년을 위한 경제적 기회 창출, 식량 안보 및 영양 강화, 기후 및 환경 분야 등 사회적 임팩트가 높은 기업에게 대출해 줄 경우 추가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합니다.


이 모든 혜택은 은행(대출기관)이 차용자가 소규모 농가 혹은 저임금 노동자에게 혜택을 제공한다는 것을 입증해야 받을 수 있습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신규 대출, 고위험군 대출, 농가 부문의 성과 향상 등 특정 목표를 달성했을 때, 즉, 명확한 '임팩트'와 연계되어 인센티브가 작동하도록 설계되었다는 것입니다.

4. 완벽한 선순환: 숫자로 증명된 금융 시장의 대전환

인센티브 구조 하나가 아프리카의 농업을 극적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2019년 프로젝트가 시작된 이후, 아프리카 동부 지역의 농업 금융 시장은 그야말로 드라마틱하게 성장했습니다.


  • 대출 규모의 급증: 참여한 35개 금융 기관의 누적 농업 대출액은 2019년 1억 5,400만 달러에서 2022년 4억 9,700만 달러(약 6,700억 원)로 3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 민간 참여의 확대: 전체 대출의 90%가 상업 은행을 통해 이루어졌으며, 대출 규모는 연평균 50%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 포트폴리오 비중 증가: 은행의 전체 대출 중 농업 비중은 2019년 2.0%에서 2022년 4.1%로 상승하며 그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 농가 향상: 220만 명의 농부, 여성, 청년 등의 노동자들이 본 프로젝트로부터 긍정적 영향을 받았습니다.


5. 자선이 아닌 '시장'을 만드는 영리한 금융

아셀리 아프리카의 사례는 혁신적인 인센티브 구조 하나가 은행의 소극적인 태도를 적극적인 투자로 바꾸었고, 수많은 소농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글로벌 대기업들에게도 명확한 해답을 제시합니다. 현지 공급업체가 안정적인 자금을 확보하면 원자재 수급 리스크가 줄어들고 이는 곧 기업의 ESG 목표 달성으로 이어집니다. 단순한 '구매자'를 넘어 현지 금융 생태계를 구축하는 '시장 구축자'가 될 때, 기업은 자신의 공급망 내 숨겨진 '금융 사각지대'를 성장의 든든한 파트너십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잠깐! 아셀리 모델의 핵심 메커니즘 이번 사례의 핵심인 '포트폴리오 최초 손실 보장(Portfolio first-loss cover)'과 '대출 실행 인센티브(Origination incentives)', '사회적 영향 보너스(Impact Bonuses)'는 쉽게 말해 "은행의 위험을 대신 짊어지고 농가 성장을 지원하는 장치"였습니다. 리스크 때문에 굳게 닫혀있던 전통 금융의 문을 '인센티브'라는 열쇠로 활짝 열어젖힌 것입니다.


* 이 글은 2025년 1월 세계경제포럼(WEF)산하 슈왑재단과 사회적가치연구원이 공동 발간한 <Beyond Compliance: Embedding Impact through Innovative Finance> 보고서에 수록된 기업 사례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원문 [CSES] [WEF 기업사례] 소농의 '금융 절벽'을 허무는 인센티브의 마법: 아셀리 아프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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