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가치연구원

[세계경제포럼 기업사례] 지속가능성 연계 대출(SLL)로 주거복지·금리 잡은 BNP 파리바

2026.04.19

*본 콘텐츠는 SOVAC Together 콘텐츠 파트너 사회적가치연구원(CSES)의 콘텐츠를 담고 있습니다. 


기업 성장의 엔진이 되는 '성과기반금융'

"규제가 단순한 비용이 아닌 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는 혁신 금융의 시대가 열렸습니다."

본 연재는 세계경제포럼(WEF)의 최신 보고서를 바탕으로, 단순한 법적 준수를 넘어 사회적 가치를 기업의 핵심 자산으로 내재화한 글로벌 혁신 사례를 집중 조명합니다.

재무적 수익과 사회적 임팩트를 동시에 달성하는 지속가능한 비즈니스의 실질적인 인사이트를 만나보세요.



주거 복지를 높이면 금리가 내려간다?

'지속가능성 연계 대출(SLL)'의 마법: BNP 파리바(BNP Paribas)


1. 지속가능성이 곧 자본 조달의 경쟁력이 되는 시대

금융 시장의 룰(Rule)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과거 수십 년 동안 기업의 대출 금리를 결정하는 절대적인 기준은 오직 재무제표에 기반한 ‘신용등급’이었습니다. 하지만 기후 위기와 사회적 불평등이 기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리스크로 부상하면서, 이제는 금융 기관 입장에서도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토대로 자금을 빌려주는 것이 안전한 시대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2024년 MSCI ESG 리서치 결과에 따르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급이 높은 기업일수록 주식 및 채권 시장에서 훨씬 더 낮은 비용으로 자본을 조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지속가능성이 곧 자본 조달의 경쟁력이자 돈이 된다"는 거대한 시장 변화를 의미합니다. 특히 최근에는 탄소 감축 같은 '환경(E)' 지표를 넘어, 고용 창출이나 주거 복지와 같은 '사회(S)' 지표가 직접적인 금융 혜택과 직결되는 새로운 흐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2. 자금 조달의 딜레마: 사회적 가치를 증명하지 못하면 '비용'이 된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영국의 비영리 주거 복지 기관인 '사회주택협회(Social Housing Associations)'들이 직면했던 딜레마는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이들은 영국의 저소득층에게 저렴한 주택을 공급하고 거주민의 자립을 돕는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하지만, 더 많은 집을 짓고 노후 주택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본이 필요했습니다.


문제는 이들이 만들어내는 '주거 복지 향상'이라는 거대한 사회적 가치를 재무적 언어로 증명하기 어렵다는 점이었습니다. 사회적 성과가 아무리 명확하더라도 이를 금융 투자자들에게 입증하지 못하면, 결국 높은 조달 비용(고금리)을 감당해야 하는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3. 혁신 사례: BNP 파리바와 주택협회의 '지속가능성 연계 대출(SLL)'

프랑스의 최대 금융그룹인 BNP 파리바(BNP Paribas)는 영국의 사회주택협회들이 겪는 자금 조달의 병목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나섰습니다. 이들은 금융 본업의 전문성을 살려 사회적 성과와 대출 금리를 직접 연동시킨 혁신적인 성과기반금융 상품을 설계했습니다.


1) 개요

  • 규모: 약 3억 2,500만 파운드 (약 5,800억 원)
  • 핵심 기법: 차입자가 사전에 합의된 사회·환경 목표를 달성하면 대출 이자율을 인하해 주는 지속가능성 연계 대출(Sustainability-Linked Loan, SLL)
  • 참여 기관: L&Q, Optivo, Clarion Housing Group, Peabody Trust 등 영국 주요 대형주택협회
  • 목표: 자본 조달 비용 절감 및 주거 복지, 환경 개선 동시 달성


2) 메커니즘 : 성과를 내면 금리가 내려가는 강력한 인센티브

BNP 파리바가 도입한 지속가능성 연계 대출(SLL)은 자금의 용도가 특정 친환경 프로젝트로 엄격히 제한된 '녹색 대출(Green Loan)'과 궤를 달리합니다. 

SLL은 자금을 기업의 일반적인 운영 자금으로 자유롭게 쓰되, 기업 전반의 핵심성과지표(KPI) 달성 여부에 따라 금리를 변동시키는 유연하고 강력한 '성과 기반 인센티브' 구조입니다.


  • 목표 설정: 투자: 대출 계약 시 명확하고 측정 가능한 성과지표(KPI) 설정
    • 환경 지표(E): 노후 주택의 에너지 효율 개선 및 탄소 배출 감축
    • 사회 지표(S): 거주민 대상 일자리 창출 및 직업 훈련 기회 제공
  • 인센티브 적용: 독립적인 제3자 기관을 통해 목표 달성이 검증되면, BNP 파리바는 즉시 대출 금리를 인하해 줍니다. 반대로 성과에 미달할 경우 금리 혜택은 사라집니다.


3) 성과 : 사회적 가치가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추다

이 프로젝트는 금융이 사회 문제 해결의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 차입자(주택협회)의 선순환: 대출에 참여한 L&Q는 '거주민 고용 지원'에 집중하여 600명 이상의 거주민에게 일자리를 찾아주는 성과를 달성했습니다. 이를 통해 실질적인 대출 이자를 감면 받았고, 아낀 금융 비용을 다시 주거 복지 향상에 재투자하는 훌륭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 금융기관(BNP 파리바)의 이점: BNP 파리바는 대출 상품의 사회적 효과를 계량화된 데이터로 입증해 냈습니다. 이를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금융사'라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성과기반금융 시장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 사회의 이점: 거주민들은 일자리를 얻고, 더 에너지 효율이 높은 쾌적한 환경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4. 사회적 가치와 재무성과,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성과기반금융

BNP 파리바의 사례는 SLL과 같은 성과기반금융을 활용하면 사회적 가치 창출 활동이 '자금 조달 비용 절감'이라는 실질적인 재무적 이익으로 직결됨을 잘 보여줍니다. 이는 기업이 규제에 수동적으로 순응하는 것을 넘어, 자발적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도록 만드는 가장 강력한 동기부여가 됩니다.


또한 BNP 파리바의 SLL 상품은 자금을 대출해 주는 금융기관의 핵심 비즈니스에 사회적 가치를 내재화한 대표적 사례입니다. 혁신적인 금융 상품 설계를 통해 자금을 빌려주는 금융기관 뿐 아니라 자금을 조달받는 기업 모두가 '사회적 가치'와 '재무 성과'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함을 잘 보여줍니다.


** 잠깐! 지속가능성 연계 대출(SLL)이란? 차입 기업의 전사적인 지속가능성 목표(KPI) 달성 여부에 따라 대출 금리 등의 금융 조건이 변동되는 혁신적인 금융 상품입니다. 자금의 사용처가 특정 프로젝트로 제한된 '녹색 대출(Green Loan)'과 달리, SLL은 기업 일반 운영 자금으로 쓸 수 있어 활용도가 매우 높습니다.


* 이 글은 2025년 1월 세계경제포럼(WEF)산하 슈왑재단과 사회적가치연구원이 공동 발간한 <Beyond Compliance: Embedding Impact through Innovative Finance> 보고서에 수록된 기업 사례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원문 : [WEF보고서 기업사례] ③ 주거 복지를 높이면 금리가 내려간다? '지속가능성 연계 대출(SLL)'의 마법 : BNP 파리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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