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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 Hub] 조직은 무엇으로 움직이는가? 사회적경제조직의 동기부여 원리

2026.08.04 09:51:57 CSES_SVHub


출처 :  사회적가치연구원 SV Hub (https://svhub.co.kr/)

글 : 다솜이재단 본부장, 성공회대 대우교수 김동준




필자는 오랫동안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의 조직을 연구하고 강의해 왔으며, 현재는 사회적기업 현장에서 조직을 관리하는 입장에서 사회적경제조직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 고민해 온 여러 주제 가운데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내용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이 글이 사회적경제조직을 운영하는 관리자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조직 구성원들에게 어떻게 동기를 부여하여 조직의 성과를 높일 수 있을까? 

이 질문은 조직을 이끌어가는 경영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입니다. 일반적으로 동기부여를 고민하는 사람들은 적절한 물질적 보상이 가장 중요한 동기부여의 수단이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즉 재무적인 성과가 우선이고, 이를 바탕으로 구성원들에게 충분한 물질적 보상을 해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입니다. 실제로 제가 만나온 많은 사회적경제조직의 관리자들은 한결같이 “사회적경제조직 실무자들의 이직률이 높은 이유는 물질적 보상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중요한 딜레마가 존재합니다. 구성원들이 열심히 일하지 않는다면 재무적 성과를 창출하기 어렵고, 재무적 성과가 없다면 충분한 보상을 제공하기도 어렵습니다. 마치 “닭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인가?”와 같은 문제 입니다. 그렇다면 적절한 물질적 보상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열심히 일하도록 만들 수는 없을까요? 특히 충분한 보상을 제공하기 어려운 소규모 사회적경제조직에서는 구성원들의 동기부여가 본질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일까요?


우리는 흔히 인간은 ‘당근과 채찍’에 의해 움직인다고 믿어 왔습니다. 그러나 세계적인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Daniel Pink)는 그의 저서 <드라이브 ; 창조적인 사람들을 움직이는 자발적 동기부여의 힘>에서 에드워드 디씨(Edward Deci)를 비롯한 인지심리학자들의 연구를 바탕으로 다른 주장을 제시합니다. 그에 따르면 당근과 채찍은 매우 제한적인 상황에서만 작동하며, 오히려 내재적 동기를 약화시키고 창의성을 감소시켜 결과적으로 성과를 감소시킬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물질적 보상이 오히려 동기를 저하시킬 수 있다니,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장입니다. 과연 우리는 이러한 주장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이와 관련하여 알피 콘(Alfie Kohn)은 <보상을 통한 처벌>이라는 책에서 흥미로운 사례를 소개합니다. 아래에서 유정식의 『착각하는 CEO』에 재인용된 내용을 바탕으로 그 사례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알피 콘은 『보상을 통한 처벌(Punished by Rewards)』에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어느 마을에 한 노인이 혼자 살고 있었다. 오랜 기간 집에서만 은거하던 노인은 행색이 남루했고 어딘가 모르게 기이한 면모를 풍겼다. 그래서인지 동네에 사는 철모르는 아이들은 날마다 노인을 놀려대기 일쑤였다. 어느 날 오후, 노인은 집 앞에서 아이들이 자신을 가리켜 크게 놀려대는 소리를 듣고는 안 되겠다 싶어 한 가지 꾀를 생각해냈다. 


그는 여느 날처럼 자신을 놀려대는 아이들을 앞마당에서 만났다. 노인은 “내일 너희 중 누구나 여기에 와서 지금처럼 무례한 소리를 질러대면 각자에게 1달러씩 주겠다.”라고 말했다. 이 제안을 들은 아이들은 다음 날 노인의 집 앞에 찾아와 흥에 겨워 욕설을 마구 내뱉었다. 노인은 그 소리가 듣기 싫었지만 꾹 참고 아이들 모두에게 1달러씩 나눠주었고, “내일도 오늘처럼 똑같이 와서 욕설을 퍼부으면 각자에게 25센트씩을 주겠다.”라고 제안했다. 


25센트라는 돈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 아이들은 다음날에도 노인의 집 앞에 와서 실컷 욕지거리를 해댔다. 노인은 군말하지 않고 약속대로 25센트를 아이들에게 나누어주며 “이제부터는 너희들에게 1센트씩 줄테니 내일도 와서 이렇게 해라”라고 말했다. ‘1센트라고?’ 아이들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더니 노인에게 “됐어요!”라고 말하고는 뿔뿔이 흩어졌고, 다음 날은 물론 그다음 날에도 아이들은 노인의 집 앞에 오지 않았다.


이 짧은 이야기는 금전적 보상이 사람들의 내재적 동기를 약화시키거나 심지어 대체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처음에는 활동 자체에서 즐거움과 의미를 느끼며 행동하던 사람들이 보상을 받기 시작하면 점차 그 행동의 목적이 활동 자체가 아니라 보상을 얻는 것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내재적 동기가 외재적 동기로 대체된 상태에서 보상이 줄어들거나 사라지면, 사람들은 더 이상 그 활동을 지속하려 하지 않게 됩니다.


즉, 금전적 보상은 단기적으로는 행동을 유도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활동 자체에 대한 흥미와 자발성을 약화시켜 지속적인 참여 의지마저 감소시킬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중략...)



사회적경제조직은 본질적으로 사람을 위한 경제, 그리고 공동체를 위한 경제를 지향합니다. 그렇다면 사회적경제조직의 운영 역시 인간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조직 구성원들을 단순히 보상에 반응하는 존재로 바라보기보다, 의미와 가치, 성장과 자율성을 추구하는 존재로 이해할 때 비로소 사회적경제조직이 가진 잠재력도 온전히 발휘될 수 있습니다.


결국 지속가능한 조직의 힘은 자본이나 제도만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그것은 자신의 일이 의미 있다고 믿고, 조직의 가치에 공감하며, 스스로의 역량을 발휘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자발적인 헌신과 참여 속에서 만들어집니다. 사회적경제조직의 관리자들이 구성원들의 내재적 동기를 소중히 여기고 이를 꽃피울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간다면, 사회적경제가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 또한 더욱 깊고 넓게 실현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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